얼바닉이 사랑하는 도시, 그리고 그곳에서 만난 여성들

각각의 도시가 지닌 무드와 활기를 닮아 있는 그들은 어떤 방식으로 얼바닉을 입고 있을까요.

사는 곳, 나이, 취향은 다르지만 자신만의 방식으로 얼바닉의 스타일을 자유롭게 즐기는 여성들로부터 우리는 기분 좋은 영감을 발견하곤 합니다.

다양한 도시의 사람들, 그리고 다양한 감각을 얼바닉을 통해 만나 보세요!

최주영, 서울

유행의 흐름에 연연하기 보다는 가치 있는 것, 오래된 것에 깊은 애정을 지닌 최주영. 자신의 취향을 닮은 편집숍 OCHIV를 통해 유럽의 오래된 아틀리에 장인들이 수작업한 소품과 예술품들을 서울에 소개하고 있다.

채도가 낮은 심플한 옷들을 즐겨 입는 최주영은 짙은 그린 컬러의 부티크 캐시미어 브이넥 니트(Boutique Cashmere V-neck Knit)와 비브람 첼시 부츠(Vibram Chelsea Boots)를 골라 스타일링하고 카메라 앞에 섰다.

Urbanic(이하 U): 본인을 소개해 주세요.

최주영(이하 J): 부모님, 동생과 함께 서울 한남동에 살며, OCHIV라는 아트 오브제 숍을 운영하고 있는 최주영@jjywzy입니다.

U: 자신의 스타일을 두 단어로 정의한다면?

J: Simple, Natural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심플하지만 자연스럽고, 중성적인 느낌의 룩을 선호해요.

U: ‘나의 클래식’이라 할 만한, 즐겨 입는 패션 아이템을 소개해 주세요.

J: 와이드 팬츠, 무채색 계열의 니트와 더비 슈즈. 최근엔 클래식한 느낌의 안경에 빠져 있어요.

U: 요즘 가장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은?

J: 요즘 관심사는 요가예요. 건강한 삶을 늘 중요하게 생각해서, 요가는 꾸준히 하는 저의 습관 중 하나가 되었어요.

U: 최근에 구입한 아이템은 무엇인가요?

J: 빈티지 핀스트라이프 재킷과 그레이 컬러의 케이블 니트 카디건.

U: 즐겨 가는 멋진 장소를 소개해 주세요.

J: 출장으로 자주 방문하는 밀라노의 브레라(Brera) 지역에 있는 Dimore Gallery, 이솔라(Isola)라는 동네의 작은 와인 바 Cru는 제가 밀라노에서 제일 아끼는 장소들 중 하나예요. 서울에서는 주말에 갤러리들을 다니는 걸 좋아하는데, 그 중 집 근처에 있는 페이스 갤러리를 즐겨 가요. 평소에 식물과 꽃도 좋아해서 주말에는 그린 그라피제이라는 꽃집에도 자주 가지요.

U: 큰 영감을 준 인생 영화가 있다면?

J: 좋아하는 영화가 많지만, 하나만 꼽으라면 디터 람스(Dieter Rams)의 다큐멘터리가 생각나네요. 디터 람스의 작업에 대한 철학이 디자인 뿐 아니라 제가 추구하는 삶의 태도에도 적용되어 큰 영감을 주었어요. 그가 말하는 ‘Less but Better’는 우리가 사는 모든 삶의 방식을 관통하는 메시지라 생각해요. 다큐멘터리 속의 음악을 제가 좋아하는 앰비언트 음악가 브라이언 이노가 작업했다는 점도 인상 깊었어요.

U: 언제부터 가죽과 오브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지요. ‘OCHIV’를 시작하게 된 이야기를 들려 주세요.

J: 전공이 서양화여서 손으로 직접 만드는 것의 가치와 오랜 역사가 쌓인 예술적인 물건에 늘 관심이 많았어요. 그리고 유행에 쉽게 휩쓸리기 보다는 오래도록 가치가 변하지 않는 것들을 추구해 왔죠. 이탈리아로 출장을 자주 가게 되다 보니 오랜 역사가 있는 피렌체 가죽 제품들을 접할 기회가 많았고, 그러다가 우연히 3대째 전통을 이어온 가죽 오브제와 가방 공방들을 발견하면서 자연스럽게 저만의 감성을 담아 OCHIV를 소개하게 되었어요.

U: 일상에서 곁에 두고 사랑하는 물건을 딱 세 가지만 고른다면? 그 이유도 궁금해요.

J: 베를린 여행에서 구입한 오일 램프, 엄마에게 물려받은 빈티지 시계, 건축가들의 집이 담긴 책 <The Architect’s Home>을 꼽을 수 있겠네요.

향에 늘 관심이 많아 향 관련 제품들을 모으곤 하는데, 제가 좋아하는 베를린의 작은 향 가게에서 사 온 오일 램프를 피우면 집 안 가득 파촐리 향이 퍼지면서 여행의 기억들이 떠오르지요.

엄마에게 받은 빈티지 시계도 매일 저와 함께 하는 물건이에요. 

의미가 담긴 물건들을 소중히 여기는 편이어서, 벌써 20년 가까이 된 이 시계가 저와 함께 나이 들어간다는 게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어요. 마지막으로, <The Architect’s Home>은 건축가들이 지은 집에 녹아든 그들 각자의 가치관과 삶의 태도를 엿볼 수 있어서 공간에 관심이 많은 저에게 큰 영감을 주는 책 중 하나에요.